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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낙인 줄이려면 용어부터 바꿔야… '이 용어' 가장 긍정적 ①
비만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특히 비만 환자들은 사회적 편견과 낙인으로 인해 더 큰 상처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이러한 낙인감이 우리가 무심코 쓰는 '용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대사연구학회(society for korean obesity and metabolism studies, soms)는 가천대 길병원 김경곤 교수(제1저자)∙건양의대 강지현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전국 10개 병원에서 모집한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만 20~59세 여성 321명과 '하이닥'의 의사 회원 171명을 대상으로 비만 관련 용어의 인식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질환도 표현에 따라 거부감 커져"
연구팀은 '비만'을 지칭하는 질병 관련 용어 9개와 '비만인'을 지칭하는 환자 관련 용어 14개에 대해 5점 척도를 활용해 표현의 주관적 인식도와 주관적 적절성을 평가했다.
• 비만(질병) 지칭 용어, '비만', '비만병' 대신 '건강체중초과' 선호
'비만', '비만병', '체지방과다', '과체중' 등 질병 지칭 관련 용어 9개에 관한 평가에서는 '건강체중초과'라는 표현이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만', '비만병' 등 '비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용어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비만인(환자) 지칭 용어, '비만인', '비만환자' 대신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 선호
'비만인', '비만환자', '비만병환자', '체중과다인 사람' 등 환자 지칭 관련 용어 14개에 관한 평가에서는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비만인', '비만환자', '비만병환자' 등 '비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용어에 대해서는 환자 지칭 용어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 결과, '비만병'과 '비만병환자'는 비만 여성과 의료진 모두에게서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건강체중초과'와 '체질량지수가 높은 사람'은 가장 긍정적인 표현으로 꼽혔다. 영어권에서 권장되는 '비만이 있는 사람(person with obesity)'이라는 표현은 적절성 평가에서 중간 순위를 보여 다른 표현에 비해 환자들에게 선호되는 표현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병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무난한 건강 관련 용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위 두 용어 관련 질문에 대해 긍정적 선택 이유를 탐색하는 개방형 질문에서는 비만 여성과 의료진은 공통적으로 '일반적이며 무난한 건강 관련 용어', '체중 및 건강 상태의 개선 가능성을 강조하는 긍정적 용어', '부정적인 뉘앙스를 최소화한 건강 용어'를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 반면 '비만병'과 같은 용어는 "병으로 낙인찍히는 느낌"과 "단어 자체가 불쾌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비만 여성과 의료진 사이에는 일부 흥미로운 차이도 나타났다. '비난과 차별 최소화'를 긍정적 이유로 든 비율은 비만 여성에서 69.5%였지만, 의료진은 12.3%에 그쳤다. 반면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표현'을 긍정적 이유로 든 비율은 의료진이 48.0%로 높았고, 비만 여성은 7.0%에 불과했다. 즉, 환자와 의료진 모두 낙인 효과를 줄이는 용어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의료진은 의학적 전문성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낙인 해소하고, 동기 부여하는 소통 전략 필요해"
이번 연구를 이끈 김경곤 교수와 강지현 교수는 이번 결과가 단순히 특정 용어 사용을 권고하기보다는 앞으로 더 깊이 있는 논의와 후속 연구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김경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용어가 낙인을 줄이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객관적 데이터를 처음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연령과 집단을 포함한 후속 연구와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공동 논의를 통해 용어가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지현 교수는 "의료진이 사용하는 용어 하나가 환자의 감정과 치료 협력 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며, "비만 관련 용어 선택에 있어 더 많은 논의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번 조사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비만 관련 용어에 대한 인식과 반응을 조사한 첫 번째 연구로, 6월 30일 비만대사연구학술지(archives of obesity and metabolism, aom)에 게재됐다.
▶︎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만 관련 용어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 조사: 비만 낙인 완화를 위한 언어적 접근 : https://soms.or.kr/current)